더 안전한 생활을 위한 실천과 일상의 작은 변화, 제품안전협약을 향한 응원, 앞으로의 기대와 제안 등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모아 2024 제품안전연구소 "시민칼럼"을 시작합니다.

[장보미] 180일간의 독려분투기

기업의 고민에 귀 기울이고, 해결을 위한 소통을 배우는 값진 시간

장보미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연구원


지난 7년간 협약 형태로 운영해오던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 자발적 협약’을 올 하반기에 협의체 형태로 전환하기 위해 우리 연구소는 올해 초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3월부터 8월까지 기업들과 소통하며 정말 쉼 없이 하루하루를 보냈다.

 

3월, ‘생활화학제품 안전약속 이행협의체’ 준비기업 모집을 위해 다방면으로 홍보하며, 준비기업으로 들어왔으면 하는 기업들에게 독려 전화도 하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독려 전화를 하면서 작은 기업들의 안타까운 상황도 알게 되었다.

안전한 생활화학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지만 현장 인력은 부족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생활화학제품 제도를 이해하고 하나의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협의체 활동을 위한 시간을 내는 것조차 빠듯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우리가 하는 독려 전화를 마냥 반갑게만 받을 수 없겠구나’ 이해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게도 ‘생활화학제품 안전약속 이행협의체’ 준비기업 모집에 많은 중소기업들이 신청했다.


 

4월, ‘생활화학제품 안전약속 이행협의체’ 준비기업 선정을 완료하고, 아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준비기업 설명회까지 마쳤다. 안전한 생활화학제품 시장을 만들고자하는 기업들의 의지를 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 모두가 단합하는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열정적인 설명회 분위기 덕분인지, 몇몇 기업 담당자들이 먼저 다가와 참여 의지를 아주 강하게 밝혔다. 협의체 준비기업 담당자로 좀 더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준비기업을 도와야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5월, 본격적으로 준비기업을 돕기 위해 컨설팅 준비를 시작했다.

준비기업들은 어떤 정보가 필요해서 컨설팅을 받고 싶어 하는지 생각하며 컨설팅을 준비했다. 담당자로 컨설팅 교육 일부를 맡았다. 처음으로 많은 분들 앞에서 하는 교육이라 개인적 부담도 있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을지 고민도 많았다.


 

5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준비기업을 위한 두 차례의 전체 컨설팅 교육을 진행했다. 추가 컨설팅을 요청한 기업들은 개별 컨설팅도 진행했다.

컨설팅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기업들이 전국에 분포되어있고, 준비기업 수도 많다보니 일정 조율부터 컨설팅 장소 섭외까지 하나도 쉬운 게 없었다. 그래도 최대한 많은 기업들이 참석해서 컨설팅 교육을 듣고, 기업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걱정들을 공유하고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에 연락이 되지 않는 기업들에게는 일일이 전화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최대한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하며 바쁘게 움직였다.

 

지원자의 역할로 참여한 개별 컨설팅이 나에겐 참 값진 시간이었다.

개별 컨설팅은 우리 연구소 김신범 부소장님이 기업과 소통하며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기업의 고민에 귀를 기울이며 명확한 답을 주기 위해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 기업들이 주로 걱정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어떤 부분의 정보가 부족한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개별컨설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제품 정보를 분석하는 방법, 보다 안전한 원료를 찾는 방법 등 부소장님께 꿀팁을 배우는 아주 값진 경험이었다.

준비기업들을 너무나 소중히 생각하는 부소장님의 애정도 듬뿍 느낄 수 있었다.

 

8월, 컨설팅이 끝나고 1차 전성분공개 신청 준비가 시작되었다.

연구소는 준비기업 제품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사전에 기업들에게 전성분을 공개할 제품을 추천하거나, 기업이 원하는 제품으로 전성분을 공개할 수 있도록 자료들을 검토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제품 데이터를 확보했으니 수월하겠지 생각했는데, 역시나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8월은 휴가 기간과 겹치는 시기라 전성분공개 신청을 위한 서류 취합이 늦어지기도 했고, 기업에게 받은 자료를 검토했을 때는 별문제 없이 전성분공개가 가능한 제품일 것이라 생각했으나 실제 신고 제품의 정보와 다른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 전성분 공개 신청을 보류하고 제품 변경신고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무사히 25개의 준비기업이 40개 제품 전성분공개를 신청했다. 전성분 공개 신청 준비하는 과정에 기업뿐만 아니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긴밀한 소통이 필요했기에 이전보다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했던 것 같다.

앞으로 협의체 발족까지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은 여전히 전성분 공개 신청에 집중하게 될 것 같다.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알 수 없지만, 이번 1차 전성분공개 신청 경험을 밑천 삼아 48개 준비기업 모두가 전성분을 공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자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