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칼럼

더 안전한 생활을 위한 실천과 일상의 작은 변화, 제품안전협약을 향한 응원, 앞으로의 기대와 제안 등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모아 2024 제품안전연구소 "시민칼럼"을 시작합니다.

[김지은] 안전한 생활과 생활화학제품, 함께하면 변화의 힘은 더 강해진다


안전한 생활과 생활화학제품, 함께하면 변화의 힘은 더 강해진다


김지은

세 아이의 엄마, 그리고 마을활동가


우리집은 40대 부부와 10대 청소년 3명, 반려묘 3마리가 함께 살고 있다.

물건을 구매할 때 주로 마트에서 정기배송을 시키는데, 세탁세제, 주방세제, 샴푸, 린스 등이 포함된다. 평소에 사용하면서 크게 불편함이 없었던 제품을 지속해서 구매하는 편이고 친환경이나 천연제품은 제로웨이스트숍에서 정기배송을 시킨다.

생활 속에서 한 번씩 구매패턴이 바뀌는데, 이유는 가족 구성원 중 중학생 아이가 원하는 샴푸나 반려묘들의 샴푸, 탈취제를 구매할 때다. 삼켰을 때 좀 더 안전한 어린이 치약이나 집에서 드라이클리닝을 할 수 있는 세제, 화장실이나 주방 청소를 좀 더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발견하면 꼭 사용해 본다. 이런 제품들은 백 프로 온라인에서 구매하게 된다. 주위 입소문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게 된 제품을 검색해 보고 제품 성분을 대충 본 다음 사용 후기를 열심히 읽어보고 구매하게 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구매는 온라인에서 더 많이 하는데, 마트에서 직접 구매할 때보다 제품의 성분은 덜 보게 된다. 제품 외관부터 성분, 사용 후기까지 눈으로 받아들여야 할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제품들을 구매하게 되는 이유는 소비자의 눈높이, 구매 욕구, 다양성, 소비자의 필요로 만들어진 제품이라 한 번쯤 사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구매자들이 많은지 온라인에서 인기 있고 입소문을 탄 제품들은 대기업 제품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몇 십 만개, 몇 백 만개까지 팔린다. 삶의 모습들이 다양해지고 있는 요즘은 정말 많은 제품이 아주 빠른 속도로 다양하게 출시되는데 과연 이 제품들이 안전한지 항상 궁금하다.

 

솔직히 요즘은 적당히 타협하고 사는 편이긴 하다.

생활 속에서 거의 모든 물건이 화학제품이고 이 많은 물건을 구매할 때마다 어떻게 일일이 성분을 확인해 보고 구매할 수 있을까? 깨알 같은 글씨로, 깨알 같은 그림으로 제품 성분 안내 구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 제품정보들을 어떻게 일일이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을까. 그런데 기업들은 깨알과 같은 글씨 속의 그 많은 화학물질을 사용하면서 제대로 된 실험 연구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이게 적당히 타협하고 살 일인가? 싶다.

 

얼마 전 내가 사는 부산에서 생활화학제품을 주제로 대화모임이 열렸다. 제품안전연구소를 통해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과 ‘안전기준확인마크’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내가 너무 관심이 없었던 걸까, 스치듯 한번쯤은 봤을까?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봤지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기업과 정부, 시민단체가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를 위해 협약을 맺고 노력해 온 걸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소비자들이 생활화학제품 전성분 공개와 원료 안전성 평가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협약에 끌어내기 위해서는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꼭 필요하고 좋은 일이라고 저절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환영받지는 않는다. 적극적으로 알려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도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끊임없이 노출하지 않으면 그동안의 노력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질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어느 순간 잊힌 것처럼.

 

모임 후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에 대해 직접 검색해 보았다.

온라인에는 정부와 시민단체에서 만든 좋은 영상과 컨텐츠들이 제법 많았지만 찾아보지 않으면 전혀 노출이 안 되고 있었다.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는 정말 안타까웠다. 홍보영상을 쇼츠로 제작하거나 인지도 있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거나, 협업하는 방식으로 안전관리에 관한 컨텐츠를 다양하게 제작하고 노출하는 방식은 어떨까? 제품안전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층, 요즘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반려동물 제품들을 생산하는 기업들을 공략하거나 학교의 친환경 교육과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를 함께 다룬다면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온라인 구매 시에는 제품 성분보다 구매 후기를 보고 구매를 하게 되는데, 제품의 성분과 안전에 대한 정보가 더 직관적으로 보이도록 상단에 배치하는 가이드나 제도를 만들어 주면 소비자들은 더 쉽게 안전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생활화학제품의 전성분 공개와 안전성 평가는 우리가 요구해야 할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다. 제품에 대한 이해와 정보 공유를 통해 안전성을 높이고, 소비자가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보다 직관적인 디자인의 안전한 제품이 생산되기를 바란다.

이런 제안과 의견을 모으는 소통 창구와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채널이 있으면 좋겠다.

 

함께하는 변화의 힘을 믿는다. 우리가 모여 논의하고, 함께 힘을 모으면 더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 자발적 협약의 목적과 이를 향한 노력이 우리가 더 안전하고 건강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되기를 희망한다.